모던 보이 백석 시인 시 모음

백석(白石, 1912년 7월 1일 ~ 1996년 1월 7일)은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 시인이자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본명은 백기행으로,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평양 숭실중학과 일본 도쿄 아오야마 학원에서 수학하며 서구 문학과 사조를 접해 자신만의 문학적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와 아들」이 당선되며 등단했습니다. 이후 1935년 시 「정주성」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단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1936년 첫 시집  《사슴》을 간행하였습니다.

 

백석의 시는 한국의 전통적 서정성과 현대적 기법을 결합하여 독창적인 감각을 보여줍니다.
 
백석(白石)이란 필명은 일본의 시인 이시키와 다쿠보쿠를 너무나 좋아했는데, 자신의 본래 성인 "백(白)"씨 이시카와 다쿠보쿠 이름 첫 글자인 "석(石)을 떠와서 지었다고 합니다. 
 

◾️주요 작품 

 

• 대표 시집: 《사슴》(1936)
• 대표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고향」, 「여우난곬族」
  백석의 시는 한국어의 아름다움과 지역 방언, 향토적 정서를 섬세하게 표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백석의 삶과 문학

 

백석은 해방 이후 남북 분단으로 인해 북한에 머물렀으며, 이후 그의 행적은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 세계는 시대를 초월하여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모던보이로 불리는 그의 이미지는 당대의 세련된 감각과 문학적 혁신을 상징합니다.

 

◾️백석의 대표 시

 
 

<<나와 나탸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탸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탸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히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탸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 응앙 울을 것이다

 

<<산숙>>
 
여인숙이라도 국수집이다
모밀가루포대가 그득하니 쌓인 웃간은 들믄들믄 더웁기도 하다
나는 낡은 국수분들과 그즈런히 나가누어서
구석에 데굴데굴하는 목침들을 베여보며
이 산골에 들어와서 이 목침들에 새깜아니 때를
올리고 간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 사람들의 얼굴과 생업과 마음들을 생각해 본다
 

<<연자간>>
 
달빛도 거지도 고적개도 모다 즐겁다
풍구재도 얼룩소도 쇠드랑볍도 모다 즐겁다
 
도적괭이 새끼락이 나고
살진 쪽제비 트는 기지개 길고
 
홰냥닭은 알을 낳고 소리치고
강아지는 겨를 먹고 오줌 싸고
 
개들은 게모이고 쌈지거리하고
놓여난 도야지 둥구재벼오고
 
송아지 잘도 놀고
까치 보해 짖고
 
신영길 말이 울고 가고
장돌림 당나귀도 울고 가고
 
대들보 위에 베틀도 채일도 토리개도 모두들 편안하니
구석구석 후치도 보십도 쇠스랑도 모두들 편안하니
 

•연자간: 곡식을 찧는 방앗간
•풍구재: "풍구"의 방언. 곡물에 섞인 쭉정이와 먼지 따위를 날려서 제거하는 농기구
•홰냥닭: 횃대에 앉는 닭
•신영: 친영. 신랑이 신붕, 집에 가서 신부를 직접 맞이하는 의식
•장돌림: 여러 장으로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장수
•보십: "보습"의 옛말

 

 
백석은 과거 한국에서는 월북 작가라는 인식이 강해 언급을 피하였으나, 월북 문인의 해방 이전 작품에 대한 공식 해금 조치가 이루어진 1988년부터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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